
판교역
추석 집에서 송편 만들기, 뜻밖의 즐거움
올해 추석은 저에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부모님께 영상통화를 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명절임을 실감했지만, 추석이라 그런지 동네가 살짝 허전한 기분도 들었죠.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것, 이 시간을 온전히 저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휴식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그 무지에서 구매한 송편 만들기 키트가 있었어요. 평범한 추석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작은 도구였죠. 사실 송편은 늘 동네 떡집에서 사 먹었습니다. 이번에도 15,000원어치나 사두었고요. 하지만 무지에서 송편 만들기 키트를 발견하고는 ‘한 번 직접 만들어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키트 안에는 반죽 재료부터 소까지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어 따로 준비할 것이 없었고, 설명서대로 차근차근 따라 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구성이었어요. 어릴 적 엄마 옆에서 조물조물 빚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라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서툰 솜씨로 송편을 하나하나 빚는 동안 창밖에서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송편 반죽을 만지고 소를 채워 넣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다 만든 송편을 찜기에 넣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설렘으로 가득했죠. 그리고 갓 쪄낸 따끈한 송편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진짜 깜짝 놀랬했습니다. 동네 떡집에서 사 온 것보다 훨씬 더 쫀득하고 고소했거든요. 아마 직접 만들었다는 만족감과 따뜻한 온기가 더해져 더 맛있게 느껴졌을 겁니다. 부모님께는 다음 주 주말에 찾아뵙기로 약속했습니다. 명절에 직접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렇게 조용히 보내는 추석도 나름의 의미가 있더군요. 빗소리를 배경 삼아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었고,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사이드 프로젝트 앱 개발에도 조금씩 진척을 보였습니다. 이번 추석은 뜻밖의 경험과 충분한 휴식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습니다. 송편 만들기 키트가 저에게 가져다준 작은 즐거움은 고요한 명절 속에서 큰 위로가 되었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재충전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2026-09-25 0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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